일상미각기행

광안리 딱새우

bigapple52 2018. 6. 11. 23:33

광안리 딱새우

계절미각



세상엔 참 맛있는 게 많다. 처음 산낙지를 맛본 날을 기억한다. 꿈틀거리는 게 징그러워 못 먹겠다면 짜증을 내다가 고소한 참기름장에 슥삭슥삭 묻혀 한 입 입에 넣었을 때, 왁! 어떻게 이런 맛이!! 쫄깃하고 혀를 감싸는 그 고소한 맛이 정말 황홀했다. 그 후에 비싼 산낙지를 먹을 때 숟가락을 퍼먹는 습관이 생겨 가족들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 물론 싱싱한 낙지여야 한다. 입에 익숙하고 흔한 것, 먹던 것만 먹던 사람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거나 맛보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다기보다 모험을 하지 않는다. 지난번 이 가게의 간짜장이 맛있으면 간짜장을 시킨다. 물론 메뉴를 보다가 고민하다 결국 간짜장을 시킨다. 그러고 만족한다. 




어느 날인가 광안리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3층 테라스가 있는 식당, 새우간판을 보곤 저건 뭐지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테레비에서 꽃새우, 닭새우, 딱새우 하는 맛기행 프로를 보곤 저거다 싶었다. 기장 쪽에 딱새우 홍보 인스타를 팔로우 하면서 조만간 먹으러 가리라 맘 먹었는데, 가까운 우리 동네 광안리에 있었다니.. 언제 한번 가야지 맘만 먹고 있다가 회식이 잡혀 메뉴를 아예 딱새우로 정해버렸다. 으하하하하하~ 설렘 가득, 촉촉한 생새우살을 생각했는데.. 정말 딱, 딱 그 모습이었다.



기본 세트를 시키니 딱새우 한 접시와 짬뽕이 나왔다. 드라이아이스가 분위기를 띄워주는구나. 촉촉한 생새우살이 잘 정돈되어 나왔다. '쪽'하니 '쏙'하고 나온다.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소주와 한 잔 하니 막이 기가 막히다.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이 오랜만이었다. 잔뜩 기대하다가 실망하는 식당이 꽤 있었는데.. 이번에는 구우우우우욷!




머리를 장식이었는데, 얼추 다 먹고나면 머리튀김을 해주신단다. 옳커니! 녀석들 참 가지런히도 누웠구나. 저 멀리 광안리 바다 위 광안대교도 보이고 오랜만에 불금을 즐기는 직장인이 되어 보니, 힐링이 따로 없다. 여러가지 세트가 있어 딱새우 + 를 즐길 수 있다. 원하는 메뉴로 정해놓고 시원한 화확주 한 잔이면 한 주의 스트레스가 풀릴 것이다. 



17마리 딱새우, 괜히 세어 놓고 보니 더 맛나다. 한 입 반가득 사이즈라 적당한 식감과 쫄깃한 탱글함이 가볍고 고급스런 안주로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엔 아버지와 함께 와야겠다. 이 순간 생각나는 사람이 아버지라니.. 


광안리 동래별장

부산 수영구 광안해변로 125 남천동 5-13 우진빌딩 2층 동래별장

매일 17:00 ~ 01:00



마지막은 뜨끈한 짬뽕으로 마무으리~ 딱새우회가 차고 시원한 성질이라 얼큰 하게 국물이 있는 것이 조화가 좋다. 바다냄새 가득나는 짬뽕탕과 함께 비어가는 술병은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원래 딱새우는 가시발 새우라고 불리는데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었다. 요즘은 인기를 타고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세상 참 좋다. 딱새우는 일반적인 새우와 달리 집게 다리가 있고 유독 딱딱한 껍질을 가지고 있다. 튀겨서 나온 딱새우 머리를 살짝 들어 속살을 파내어 맛보니, 고것도 참 맛나다. 9월 경부터 겨울내 제철이라는데 이런 따뜻한 5월에 한 입 할 수 있어 참으로 좋다. 쫀득한 생살도 좋았지만 다음엔 올리브오일을 발라 구워먹어도 좋을 것 같다. 제주에 가면 꼭 찾아 맛봐야곘다. 나의 버킷리스트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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