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볼만한 곳 : 제주 산굼부리
제주 가볼만한 곳
산굼부리
Sangumburi
여기는 제주,
한반도에 찬기운이 들어와 앉으면서 전국이 영하를 웃돌고 추위에 다들 덜덜 떨고 있을때 그 춥고 춥다는 한라산에 가려고 짐을 쌀 때, 한라산을 가는 것보다 더 설레였던 것이 그 짧은 자투리 시간에 어디를 갈 지였다. 2,3주 전부터 어디를 갈거냐, 여기가 맛있다더라, 여기서 거기는 너무 멀다, 등등 가고 싶은 곳만 잔뜩 캡쳐해서 올리곤 결정하지 못해 출발 당일까지, 제주에 도착할 때까지 어디를 갈지 서로에게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일단 밥부터 먹고 결정하자. 밥 먹고 카페까지 간 뒤, 어딘 싫다 어딘 멀다, 곳곳을 제외하고 나서 결정된 곳이, 그동안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곳, 산굼부리였다. 이름도 낯선 그 곳, 산굼부리.
산굼부리
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38
매일 9:00~17:00
[입장료]
성인 6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경로/국가유공/장애인 4000원
산굼부리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마르형 분화구이다.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이르는 제주어이다. 마르형 화구로서 귀중한 존재인 이 굼부리는 보기 드문 분화구 식물원이기도 하다.
산굼부리는 하늘에서 바라보면 주위의 광활한 목야지 가운데에 마치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원형 운동장과 같다. 식물의 종류가 다양하여 북쪽은 항상 햇빛이 닿아 붉가시나무후박나무 등의 난대성 수목이 자라고, 그 밑에는 희귀식물로 겨울에 익는 겨울딸기가 자라고 있다. 분화구의 남쪽 사면에는 서나무단풍나무산딸나무 등 온대림의 대표적인 수목들이 숲을 이룬다. 이와 같이 한정된 분화구 안에 온대림난대림, 상록활엽수림낙엽활엽수림이 공존하고 있어 학문적으로 희귀한 연구대상이다. - 제주관광공사 제공
여행을 오면 사치스러워진다. 입장료 6000원에도 아쉬운 기색없이 냉큼 들어간다. 날이 정말 추웠는데 바람조차 추워 발을 동동 굴렀다. 화장실에 가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추위는 적당히, 아무리 추워도 자켓입고 견딜만큼만 좋아했는데 계속 끊임없이 추운 건,,, 게다가 그 따뜻하다는 더 남쪽에 와서 추위를 마주하니, 운전 중 갑자기 골목에서 튀어나온 아이를 마주한 것처럼 당황스럽고 화가난다. 날이 흐려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분명 제주행 비행기에 사람들이 가득찼는데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 간 걸까.
억새숲이 멋지게 펼쳐졌다. 겨울에도 그 부드러운 움직임은 그대로다. 눈발이 날리고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데도 기어코 보겠다고 실눈을 뜨고 앞을 나아간다. 얼마나 높을라고.. 오름도 꽤 많이 올라가본 사람이라고.. 미끄러운 바닥을 조심스레 밟고 밟아 올라간다. 한겨울 제주의 풍경은 참 다채롭다. 색깔도 다양하다. 그 추운 눈 사이사이로 초록의 풀들을 보며 참 경이롭고 대견하다.
제주 산굼부리 오르는 길은 제주 오름을 오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산굼부리도 산이니... 저 길에서 썰매타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산굼부리에서 1,2월에는 썰매장을 오픈한다고 한다. 분화구 눈썰매타기!! 눈썰매, 언제 타보고 안 타봤는지 모르겠다.
눈이 쌓이는 시기에 맞춰 산굼부리 눈썰매타기 이벤트가 진행된다고 하니 문의전화를 꼭꼭 하고 가야할 것 같다. 볼때기와 귀때기가 얼어버릴 것 같은 바람에 정신을 못차리고 정상까지 못가겠다 소리치다가 벌써 도착해버렸다.
북유럽의 풍광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다. 제주의 겨울풍경은 다른 곳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어디 하나 똑같은 곳이 있겠냐 만은 이 곳에 있을 때 나의 마음이 달라 유난히 다르게 느껴지나보다.
각자의 속도로 정상까지 가니, 생각지도 못한 경치가 우리를 맞이한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었다. 분화구라는 것도 올라가서야 알았다. 이렇게 깊고 넓게 생겼으니 다양한 식물이 자랄수밖에... 그래도 그 속에 숲을 이루고 식물을 키워냈다고 하니 대단하다. 초록이 만발하는 여름의 한 가운데 여길 꼭 다시 와봐야겠다. 밑바닥을 드러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온전히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겨울이 되어서야 시원하게 하늘을 볼 수 있으니 땅에게도 식물들에게도 좋은 것일거라.
의자에는 눈이 쌓이다 말았다. 여기 폴짝 저기 폴짝 뛰어다니며 주변을 360도 돌아보니 그 맛이 색다르다. 바람부는 좋은 날에 올라와서 책 한 권 읽고 가기에도 좋은 그런 곳이다.
깊다 깊어
그 눈틈을 비집고 나온 건지, 눈이 와서 쌓이다 만건지 알 수는 없지만 눈 틈에 얼굴을 내민 빳빳한 잎들이 정말 강해보인다.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보면서 괜히 심술이 나서 한 대 툭 치고 지나간다.
저녁을 먹어야 한다. 밥을 먹어야 한다. 지는 해가 아쉬워 하늘을 자꾸 쳐다보게 되는데 순식간에 주변에 어두워지고 별들이 빛나기 시작한다. 정말 저녁이 되기 직전의 하늘은 오묘하고 감상에 젖게하는 빛깔을 가지고 있다. 식당에 도착하니 밤이 되었다.
테우
제주 지주시 조천읍 함덕리 3139-1
매일 10:3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테우에 갔다. 제주 갈치조림을 먹어줘야 했기에 갈치조림집을 찾다가 겨우 찾아낸 이 곳, 바닷가 방파제 바로 앞에 자리한 테우. 머리를 매만지고 있던 주인집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기억한다. 자리 잡고 앉아 갈치조림 3인분과 고등어구이 1개 주문했다. 요건 정말 기가 막힌 주문이었다. 짧고 매콤한 갈치조림만 시켰다면 입 안에 얼얼했을 텐데, 고소한 고등어 구이 1마리 주문했더니 양념도 충분하고 입안도 달래주는 탁월한 선택! 조림 양념에 쓱싹쓱싹 밥을 비벼 먹는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구욷!
제 멋을 뽑내는 고등어구이. 부산 송도에서 고등어축제를 했더랬지. 고등어회가 맛나다던데... 여행에 와서 또 여행을 계획하다니.. 정말 여행생활자, 생활여행자가 되고 싶다.
빠알간 양념에 아삭한 양파와 부드러운 갈치, 상큼한 파의 조화가 밥 한그릇 추가를 부른다.
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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