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들로드 : 창선동 우동맛집, 종각집

누들로드 : 창선동 우동맛집

종각집

면장, 별명이다. 여러 별명이 있지만 그 중에서 나름 좋아하는 별명 중 하나가 "면장님"이다. 이유가... 면을 좋아해서다. 하루에 한끼는 면을 찾아먹었던 20대를 보내고 이제는 100세까지 오래오래 살고 싶어 자제 중이긴 하지만 고기나 쌀밥은 배가 부르면 잘 들어가지 않는데 면류는 끝도 없이 들어간다. 희한하다. 웃긴 건 우리 아버지도 그렇다. 그래서 맛있는 누들집을 찾아 맛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족들과 부산 국제시장 나들이를 갔다가 괜찮은 우동집을 하나 발견했다. 이미 맛집이었고 생활의 달인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왜 몰랐을까. 그렇게 남포동과 광복동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녔는데... 남포동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을 사진찍느라, 시장구경이 좋아 구석구석 돌아 다녔는데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우동 한그릇 먹고 가자고 했을 땐 밥 먹은 지 뭐 얼마나 되었다고.. 그냥 가자고 하려다 오랜만에 나온 가족 나들이를 망칠 수 없어 그냥 따라들어갔다.

종각집

주소 : 부산 중구 광복로 49번길 7

중구 창선동 1가 9-4

Tel : 051-246-0737

주소를 올려도 소용없다. 그저 광복동부터 PIFF거리, 창선동, 부평동을 헤매다 보면 어느 순간 나타날 것이다. 시간여유를 충분히 두고 들러보길 권하고 싶다. 주말 오후의 시장풍경은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사람을 있다, 시장을 잇다'는 로고가 와닿을만큼 주말의 북적거림이 좋았다. 구제샵에 들러 괜찮은 옷 하나 겟 했을 때의 뿌듯함이란ㅎㅎㅎ 눈이 피곤할 때쯤 들어간 종각집은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때였음에도 1층에는 자리가 없고 2층에도 막 도착했을 때 한 두 테이블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두 테이블을 잡고 메뉴판을 올려다보니... 종각집이니 종각우동을 먹어볼까? 하다가 새우튀김종각우동 2개를 시켰다. 결론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빨간 테이블과 낮은 천장, 아담하지만 2층으로 연결된 식당이 정이 가는 재래시장의 귀퉁이 맛집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서 갈증에 찬물 드링킹 후 주변을 돌아보니 김밥을 만드는 김밥달인께서 정갈한 자세로 김밥을 싸고 계셨다. 어찌 빠질쏘야. 30년 김밥장인이신 이여사님께서 누가 부산아지매 아니랄까봐서 냉큼 가서 훔쳐보신다. 넉살좋은 인사 건네시면서ㅎㅎㅎㅎ

오랜만에 나들이에, 멀리서 온 가족들까지 약간의 들뜸과 2시간 전 아침식사 후 우동주문에 약간의 부담스러음이 있던 찰나, 이여사님의 먹방의지에 오늘 7끼에 도전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옆테이블의 모녀분께서 우리 이야기에 웃어주셨다.

오~ 뽀얀 국물과 하얀 우동면발, 적당한 쑥갓, 풀어질대로 풀어진 오뎅 반개, 앙증맞은 새우튀김3개가 한껏 어우러져 뽐을 내며 나왔다. 처음 새우 비쥬얼에 실망 약간... 너무 작다는 거.. 양 적다고 욕하다가 다 못먹을 때 많았다... 그런데 새우 한 입 하는 순간! 띠링~ 종각집이니 종각우동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던 것을 후회하며 새우튀김종각우동 주문하실 잘했다는 생각 100번했다. 새우튀김 맛이 따봉! 짭쪼름하면서도 바삭, 작고 앙증맞은 대신 맛은 반대였다. 

요리봐도 저리봐도 종각집 우동맛집 임을 인증하는 순간이었다. 오 괜찮다!

새우튀김님, 반갑수다!

부드러운 우동면발, 생우동은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다. 국물도 뜨끈하고 간만에 풀린 부산추위를 다 녹여주는 기분이었다. 새우튀김 3개를 면발에 나누어 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후루룩 짭짭!

2층 창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없는게 없다는 국제시장의 풍경이 보인다. 사람도 많고 정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살 것도 많고 구경거리도 많고 추억거리도 많고, 시장풍경은 언제라도 정감어리다.

창문에 그려진 우동로고, 종각집 종각우동 여기 있어요 하는 것 같다. 가볍게 혼자 들러도 좋을, 창선동 우동맛집, 종각집! 다음에 남포동에 올 때 다시 들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