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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좌동 맛집

백식당

크림카레우동 



가끔은 일본식 식사가 급 땡길 때가 있다. 일본식 우동, 일본식 카레, 규동, 스시, 라멘 등등 일본식 식사가 생각날 때가 있다. 이게 과연 일본에서 유래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일본 특유의 분위기와 맛, 음식의 조화가 있다. 물론 이 또한 한국에 들어온 일본음식을 파는 식당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여튼 급 땡긴 허기에 친구와의 만남에 일부러 식사장소를 끼어 넣었다. 주말 내내 뭔가 미각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분이 들어 호시탐탐 뭐 맛있는 거 없나 고민하고 있던 중, 문득 크림카레가 떠올랐다. 크림카레라니... 사실 처음 사진으로 크림카레의 비쥬얼을 보곤 기겁을 했다. 어쩜 저리 느끼하고 맛없어 보일까. 무슨 맛으로 먹지? 평소 크림에 대한 나의 생각이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느끼할 것이다. 밍밍할 것이다. 카레와 크림은 어울리지 않다. 카레에는 김치나 깍두기가 제 맛인데.. 이것도 개인취향이다. 여튼 해운대 좌동 맛집을 검색하다가 이 곳을 찾았다. 역시 사무실 근처에 있었다. 역시 해운대! 시간이 갈수록 맛집이 많은 번화가에서 점심시간을 즐길 수 있는 건 정말 복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사무실은 주거지 한 중간에 있어 식사 장소가 마땅치 않아 늘 배달음식을 먹었었는데.. 특히 짬뽕 좋아하는 선배님 덕에 짜장면만 어지간히 먹었다. 처음 용기를 내어 간짜장을 시키면서 가슴이 두근했던 기억이 난다. 


여긴 해운대 좌동 백식당 본점이다. 

백식당, 누군가 떠오를 수도 있지만 전혀 관련이 없다. 백식당은 일본식전문점, 아래에 보면 메뉴판이 있는데 정말 다 먹어보고 싶은 메뉴판은 오랜만이었다. 메인메뉴는 크림카레우동과 스테이크덮밥이다. 물론 다른 메뉴들도 메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너무너무 부드러운 규카츠 정식은 화로를 사용해 살살 구워먹는데 그 맛이 정말 좋단다. 사실 먹지 않았다. 2차 방문 때 먹어보기로 하고... 스키야키 정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번거로운 샤브샤브식 식사를 즐기지 않는 나로서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메뉴. 귀여운 큐브스테이크 정식도 좋고! '면장님'답게 마제소바도 맛보고 싶다. 특제소스 비빔면에 소소기와 고명을 푸짐하게 올렸단다. 이 시간에 또 침이 고인다. 




백식당

주소 : 부산 해운대구 세실로 48

오픈 : 매일 11:00 ~ 22:00



백식당이 오픈하기 전 이 자리에 있던 가게도 참 장사가 잘 되던 김밥 전문점이었는데 맛이 좋아서일까 자리가 좋아서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크림카레우동을 시켰다. 느끼하고 입맛떨어지게 하는 하얀 크림이 올라간 우동이었는데... 왜 시켰냐면은 한번 맛보고 싶어서. 이렇게 비쥬얼이 그만인데 맛은 도대체 어떻길래... 정말 느끼할까? 무슨 맛일까 궁금했다. 다행히 메뉴판 아래 설명을 보고 우선 안심할 수 있었다. '매콤한' 일본식 카레에...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 위해 매콤한 일본식 카레를 썼을거야 역시!! 혼자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편 뒤 식사를 기다렸다. 친구는 화로에 소고기를 구워먹는 스테이크 덮밥을 주문했다. 일단 대표요리라고 하니까ㅎ



크림카레우동이 나왔다. 역시 처음 사진으로 접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사진이 너무 화려해서일까 그 출렁이는 크림의 느낌이 나에게 느끼함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켰을까. 실물은 나름 괜찮았다. 괜찮았다? 아니, 맛있어보였다. ㅎㅎㅎㅎㅎ 저 크림을 뒤집기가 아까울 정도로 요래저래 사진도 찍어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했다. 느끼한 냄새가 날 거라 확신하면서 들여다보고 코를 가져다댔지만 웬걸, 전혀 생각한 것과 달랐다. 고소한 냄새도 났다. 하얀 크림색이 참 부드러워 보인다. 




저 크림 뒤로 카레빛이 보인다. 일본카레는 여행자들에게는 필수 쇼핑목록 중 하나로 맛이 좋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몇 번 사서 온 적이 있는데 한국 카레와는 또 다른 나름의 맛이 있다. 개인적으로 카레를 즐기지 않는데, 그 이유인즉슨 어릴적 먹성 좋은 세 딸을 먹이려 매일 반찬만들기가 힘드셨는지.. 카레를 한번 만들면 일주일치를.. 미역국을 끓여도 일주일치씩 만들어놓으셔서 지겹도록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다. 그쯤되면 카레는 깍두기맛에 먹는다. 여튼 세상사 같은 것이 없고 세상 맛 같은 것이 없는 것처럼 한국카레와 일본카레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다시 카레를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번에 맛본 크림카레우동도 그런 기회를 주길 간절히 바래보며...


맛은? 구욷! 고소한 크림, 전혀 느끼하지 않은 부드러운 맛과 매콤한 카레우동이 탱탱한 면발을 드러낸 순간, 난 무너지고 말았다. 어쩜 이런 맛난 것이 있을수가! 자주 찾을 것 같다는 확신과 함께! 카레소스와 우동 싹싹 긁어 먹었다. Bravo!



친구는 두번째 대표메뉴인 스테이크 덮밥을 주문했다. 요건 너무 작고 귀여운데... 저 안에 밥이 들어있다. 그냥 흰밥이 아닌 약간의 볶음(?)된 밥, 간이 덜 된 느낌이었는데 그런 맛이 또 덮밥을 먹지. 늘 덮밥류를 시키면 덮밥 고명과 밥양의 조화를 적절히 맞추어주며 먹어야 하는데 이 또한 그래야 했다. 작고 귀여운 화로에 불을 넣어주셔서 살짝살짝 구워본다. 약간의 핏빛이 노르스름 구워지면서 입에 넣으니 오! 역시 맛이 다르다. 그냥 구운 고기가 아닌 감칠맛이 나는 일본식 고기요리다. 




무엇보다 부드러운 고기가 마음이 들었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적당히 원하는 만큼 익혀 먹을 수 있다는 건, 선택권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기꺼이 나의 주도적인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적당히 익히되, 선택이 실패하더라도 누구를 탓하지 않는 매우 어른스런 느낌, 뭐 먹을 것 가지고 무슨 말이냐 할 수도 있지만 인간이 가진 가장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가장 문명화 된 감각이 미각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본다. 먹방이 왜 유행 하겠는가. 먹방, 맛있는 것을 먹고 즐기고 맛을 논하는 것을 세상을 다 알고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맛에 있어서 만큼은 재료 하나하나를 느끼고 경험하고 싶은 욕구 때문 아닐까.  


해운대 좌동 맛집을 찾는다면, 일본식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그저 한 끼로 스스로에게 힐링을 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곳, 일단 나부터 여기를 자주 애용해야겠다. 다른 메뉴 다 맛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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