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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회 : 광안리 바다산책

계절미각



날이 좋지 않다. 저 멀리 센텀 아이파크는 구름에 곧 휩싸이기 직전.. 날이 좋아야 전망도 좋은 거지, 날이 좋지 않으면 바깥이 보이지 않는다. 좀 더 낮은 곳으로 내려와 민락동 수변공원은 회센터와 정비공사 등으로 좀 더 정리가 되어 가고 있다. 부산하면 회! 회를 맛보려면 자갈치를 많이 가기도 하지만 부산바다 토박이로서 광안리 회센터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부산여행에서 빠져선 안되는 메뉴, 바로 회다. 어릴적부터 회를 반찬처럼 먹었다고는 말 못하지만 손님이 오는 날 늘 상 위에 올라오는 단골 메뉴가 바로 회였다. 그땐 그게 무슨 맛으로 먹는 것인지.. 어른의 입맛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린 나는 초장 맛에 회를 먹곤 했다.




어른이 된 지금은 회를 좋아한다. 아주 좋아한다. 담백하기도 고소하기도 한 그 맛을 이제 알아버려 가족들 횟집 가신다고 하면 곧잘 따라나선다. 어버이날을 맞이해 부모님 좋아하시는 회 사드리려고 횟집을 찾았다. 부모님 지인 가게이기도 하지만 근방에서는 전망에 좋은 곳에 속한다. 광안대교를 시원하게 보이는 꼭대기 층, 2면이 바다를 향해 있어 여러모로 부산여행 기분 내기에 참 좋다. 기본 코스요리를 시켜보았다. 횟집은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잘 차려진 상 위에 정갈한 접시가 하나씩 나올 때 기분이 참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막장, 초장, 고추냉이장(와사비장) 세 개가 기본이다. 단짠단짠한 막장, 시큼새큼달큼 초고추장, 알싸한 어른의 맛 고추냉이간장까지.. 늘 고민되는 '장'의 선택이다. 초고추장에서 막장으로 이제는 고추냉이간장으로 향해가는 걸 보면 알싸한, 코끝 찡한 그 맛이 약간 중독 된 것 같다. 고추냉이는 잔뜩 풀어놓고도 또 추가해본다. 회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간장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알싸한 그 무엇가가 꼭 필요하다. 




반찬들이 하나둘씩 나온다. 개인적으로 저 초밥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늘 인원수에 맞춰 나오는 것이 불만이다. 같은 테이블 동행에게 내가 니 것을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대부분 별 욕심없이 준다. 요 초밥으로 속을 미리 달래본다. 절대 반찬에 욕심을 내선 안 되지만 쉽지가 않다. 



곧 전복죽이 나온다. 이 색이 식욕을 돋우다닌.. 참 묘하고 매력적인 색이다. 전복내장이 빛을 내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니.. 자칫 다른 것으로도 보일 수 있는 묘한 색인 것은 확실히다. 검은깨, 참깨가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죽의 맨 윗부분에 어색하게 자리잡고 있다. 숟가락으로 4,5번 쓱싹하면 것도 사라지도 만다. 




살아 움직이는 '산'낙지, 기름장과 김부스러기와 아주 나 잡아먹으소 한다. 멍게와 해삼, 게불, 아까 내장 내어주고 나온 전복 몇 점도 눈에 띈다. 산낙지의 질김을 잠깐 느껴주고 멍게의 부드럽고 텁텁한 끝맛을 음미하다가 해삼의 쫄깃쫄깃함도 맛봐본다. 바다냄새가 물씬 난다. 현기증이 날 정도다. 소주 한 잔 생각나는 날이었지만 끝끝내 참았다. 일하러 가야 해서...  



이제 곧 메인이 나올 차례다. 초장에 듬뿍 찍어 찹찹! 오도독 씹다가 꿀꺽한다. 너무 속도를 내었더니 벌써 배른다. 실패다. 벌써 배가 부르다니, 오랜만에 찾은 횟집에서 실력발휘를 못하겠다. 일단 맛이 좋으니 먹고 생각해야겠다. 적절히 야채와 국물도 마시면서 메인을 기다렸다.  



곱게 자리잡은 메인 메뉴 등장, 뱃살 먼저 찹찹, 쫀득쫀득, 찰랑찰랑 윤기가 도는지 한번 훑어보고 처음 한 점은 그냥 먹는다.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 얼마나 고소한지, 세상과 작별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확인하면서.. 다음 두 점은 고추냉이장에 든뿍 찍어 먹어본다. 코끝을 찌푸리면서 크하 비명 한 번 질러주고, 꼭꼭 씹어 넘겨본다. 이 간이 되어 있지 않은 '생'생선의 살은 이토록 맛이 있단 말인가. 




강약조절에 일단 실패했기에 일단 맛보는 데 집중했다. 많이 먹긴 글렀고 먹을 때 맛보기에 집중하다보니, 정말 미식회에 온 기분이다. 동행과 눈치로 신선도와 맛에 대한 동의를 나누며, 서로 웃긴지 한참 키득대었다. 늘 헷갈리는 생선 이름과 맛을 비교하면서 벌써 매운탕이 기다려지는 건 끝이 다와간다는 것... 



처음 한 입은 그냥. 본연의 맛을 느껴보자.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생선짐이 나왔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데 뜨거움 김이다. 고춧가루 양념이 살까지 곱게 베어들어 짧지만 질리지 않은 맛을 내어준다. 평소 생선을 잘 먹지 않는데, 이럴 때는 참 잘 넘어간다. 얼마나 얄미울까...ㅎㅎㅎㅎ




매운탕이 나오기 전 마지막 코스, 한입크기의 김밥말이와 바로 이 튀김이다. 단호박, 새우튀김은 달달한 튀김의 맛을 배가시킨다. 호호 불어가며 튀김까지 먹고 나면 마지막은 매운탕, 적절하게 시간을 생각하여 미리 주문하면 딱 맞추어 매운탕거리를 맛볼 수 있다. 뚝배기에 나오는 매운탕은 꽤 오래 그 뜨거움을 자랑한다. 뽀글, 빠글, 자글거리는 소리가 참 간드러진다. 


광안리 수변공원 바다산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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