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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미각기행

[누들로드] 기장 호타루

bigapple52 2018. 4. 11. 01:49

기장 호타루

[누들로드]


간만에 누들로드에 올랐다. [Noodle Road] 면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세상의 모든 면을 맛보고 싶다. 직원들과 지난주 있었던 세미나를 무사히 마친 기념으로 점심 회식에 나섰다. 평소 기장해안로를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터라 그 길 위에 있는 맛집들을 이 기회에 가보고 싶었다. 기장 맛집을 검색하면 없는 게 없다. 그 중에서도 라멘, 일본라멘이 눈에 들어왔다. 호타루. 일본식라면집이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동암해안길 7(시랑리 173-2)

매일 11:30 ~ 21:00 

라스트 오더 20:30 / 브레이크타임 15:30 ~ 17:00




송정해수욕장 가는 길을 따라 바닷바람 맞으며 드라이브 하다가 해안로에 들어섰다. 바닷바람 맞으며 드라이브는 정말 꿀!이다. 언제 한번 동해안 일주를 하고 싶다. 여튼, 겨우 찾은 호타루라는 아담한 라멘가게는 한창 외부 공사중이었다. 사실 공사중인 건물이라 그냥 지나쳐 갈 뻔했다. 안에 희미한 불빛이 보여 뚫어져라 쳐다보니 그 가게였다. 가게 바로 앞 주차를 하고 들어서니, 내부 공간도 특이하다. 마주보는 좌석 없이 옆에 앉아 담소 나누며 먹을 수 있다. 앞 사람과 모르는 사이더라도 전혀 불편할 틈이 없다. 목 아래로만 보인다. 것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린 일행이었지만 마주보며 앉았다.



일본라멘집이라 그런가 왠지 일본 후쿠오카에 갔을 때 잠시 들어갔던 동네 선술집 느낌도 나는 것 같다. 고개를 들면 음료들이 늘어져 있는 선반이 보이는데 호로요이 한 잔 마시고 싶었다. 꾹꾹 참고 라멘 국물로 갈증을 채워야지...  깔끔, 필요한 것들만 정리, 준비되어 있는 내부 공간이 꽤나 효율적여 보였다. 




시치미와 호타루 라유. 라유! 오키나와에 갔을 때 라유 두 병을 사왔었는데.. 밥에 쓱싹쓱싹 비벼 먹으니 꿀맛있었다. 다른 반찬이 필요없을 정도로 맛이 좋았는데... 라유는 고추기름이다. 고추등의 향신료를 식물성 기름?에 넣고 가열해서 매운맛 성분을 추출한 천연조미료다. 탄탄멘에 들어가는 필수재료! 그런데 시치미는 뭐지??


*시치미 : 일본 소스. 7가지 일본양념이다. 칠레고추와 참깨, 김과 말린 만다린, 검은 대마열매와, 흰 양귀비 열매 등이다. 


양념 이름 치곤 귀엽다. 시치미라니... 맛을 볼 수 없었지만.. 다음기회에...



재활용 종이컵일까? 설거지를 하기 귀찮으신 걸까. 갈색 종이컵이 괜히 분위기난다. 특히 아무 무늬없는 것이 더 그렇다. 귀여운 접시에 달짝지근한 단무지 먹을 만큼만 각자 덜어 내었다. 1인식사 하러 오기에 전혀 어색함이 없을 그런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혼자서 방문해봐야겠다. 메뉴도 다양했는데, 이번엔 탄탄멘이다! 탄탄멘이 맵고 얼큰하다고 했는데 처음 먹어보는 면요리에 괜히 마음이 쿵닥쿵닥!




빠알간 나무젓가락이 식욕을 돋운다. 맞은편 동료들과 머리를 반쯤 숙여 이야기하는 불편함도 재미있는 평일 이른 오후, 상쾌한 점심식사시간이다. 와우! 이른 점심시간,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주보는 것보다 옆에 앉아 식사하는 편안함이란, 특히 맵고 뜨거운 것을 먹을 때 그러하다. 면요리는 더 그렇다. 후루룹 찹찹 하다보면 여기저기 국물이 튀기 때문에...ㅎ 



빨리 주세요! 배고파 죽겠어요!!



오, 드디어 등장! 탄탄멘이다. 국물부터 걸죽, 얼큰, 맵싹해보인다. 반숙 달걀이 내 취향! 얼큰한 국물로 목을 축이기 전, 나의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 반숙 달걀로 찹찹, 속을 달래준 뒤, 얼큰 뜨끈한 국물 한 모금 마시니, 와! 맛있다! 일본 라멘 특유의 짭쪼름한 맛과 얼큰함이 좋았다. 면발의 느낌도 색다르고! 이래서 탄탄면이라 하는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송송 썬 파가 많이 들어간 국물 맛을 좋아하는데 딱 그 맛이었다. 한두모금 더 마시니 입술 주위가 뜨거워진다. 맵긴 맵다.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면서도 어김없이 찾는다. 이 숙명이란...




고운 국물과 희미하게 보이는 탄탄멘 면발, 친절한 반숙달걀님, 송송 이쁘게 썰어져 올라온 파와 무심한 듯 자리잡은 옥수수알갱이까지.. 국물이 정말 얼큰했다. 지난밤 술 한 잔 했다면 바로 달려 한 그릇하고 싶은 맛이다. 


휘휘 저어서 입 안 가득 넣으니 입술부터 입안까지 얼얼하다. 음~ 시원하다ㅎㅎㅎ 

한국인의 이 모순적인 맛의 묘사, 뜨거운데 시원하다니! 호타루라멘, 구욷!



"호타루를 깨끗한 곳에서만 사는 반딧불이라는 뜻의 일본어이다. 훗카이도 여행 중 오오누마공원에서 반딧불이를 태어나서 처음보고 감동하여 가게명을 호타루로 정했다. 2005년도의 일이었다. 누구나 처음 경험한 좋은 일은 좋은 추억이 된다."


사장님의 저 말이 어찌나 공감되던지.. 누구나 처음 경험한 좋은 일은 좋은 추억이 된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좋은 기분과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무리 오래되었어도 말이다. 호타루 라멘 처음 경험한 좋은 추억이 되었다.




공사 중인 외부모습, 아마 지나칠 사람 많을 거다ㅎㅎㅎ 두 눈 크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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